복합현실 기기 ‘홀로렌즈’ 잠깐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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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렌즈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합니다.”

“저도 구경해도 될까요?”

“그럼.”

 

이 한마디에 그날 계획은 모두 취소하고, 약속장소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홀로렌즈(Hololens)라니. 사진으로나 접하던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의 결정판을 직접 만져볼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도착한 곳은 강남구에 위치한 마루180이다.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워킹스페이스의 5층에 둥지를 튼 ‘퓨처플레이’의 한재선 CTO의 도움으로 도안구 기자와 서준석 PD의 ‘도라이브’에서 홀로렌즈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했다. “오~ 와~”의 감탄사가 연신 끊이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며 묵묵히 기다린 끝에 홀로렌즈를 손에 잠시 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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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느낌은 ‘묵직하다’였다. 긴장한 탓일까. 착용감은 나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착용하기에는 다소 무거웠다. 홀로렌즈는 모바일 프로젝터인 미니빔과 유사한데, ‘시스루 홀로그래픽 렌즈’가 전면 3층의 유리에 영상을 투사해 입체적인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어낸다. 그 외에도 관성센서, 광센서, 마이크, 환경 및 깊이 인식 카메라, 현실 혼합 캡처 도구 등의 센서를 통해 걷는 방향과 속도, 시선의 이동,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한다. 음성인식 비서인 ‘코타나’를 통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HTC의 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 등의 가상현실 기기와 달리 현실 세계에 가상 세계를 겹쳐 보여준다. 홀로렌즈를 통해 현실과 가상이 하나가 되기에 홀로렌즈는 VR이 아닌 복합현실(MR, Mixed Reality)로 분류된다. 마치 액티브 방식의 3D 안경을 착용한 듯 한 느낌이다. 셔터막이 수초 간격으로 닫히고 열리는 방식으로 3D 영상을 구현한 액티브 방식 ‘3D 안경’처럼 주위가 조금 어둡게 보여서다. 프로젝트처럼 홀로그램을 투사하기에 주변이 밝으면 잘 보이지 않는 것인데,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에서의 체험이라 더 그랬다.

 

그러나 이내 홀로렌즈에 빠져들었다. 현실과 가상의 만남은 상상한 그대로였다. 인터넷 연결을 하지 못해 스토어로 여러 콘텐츠를 체험하진 못했지만, 기본 콘텐츠 몇 개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로마의 길거리 영상을 홀로그램으로 보여줬다. 로마의 거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고개를 돌리자 고풍의 건물이 즐비하고 길 곳곳에 사람이 가득했다. 옆에서 두 누군가 수다를 떨고 있는데, 3D 입체 사운드가 현실감을 배가 시켜줬다. 마치 유럽 거리를 거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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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처럼 여러 개의 창을 띄울 수도 있다. 윈도우의 멀티 데스크톱 기능처럼 손가락으로 창을 옮기고, 고개를 돌려가며 다중 작업을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을 2조5000억 원에 인수했듯 홀로그램은 특히 게임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FPS 장르의 게임이 대표적인데, 현실 곳곳에서 적이 나타났다. 주변 지형까지 인식 가능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몇 가지 한계도 보였다. 과거 VR 기기를 체험했을 때 시도 조절을 해도 초점이 맞지 않을 만큼 눈이 나빠 영상이 선명하지 않았는데, 홀로그램도 그랬다. 또 VR 기기와 마찬가지로 홀로그램도 30분 가량 사용하면 어지러웠고, 아직은 어색한 조작법도 아쉬웠다. 고개를 움직여 커서를 옮기고 손가락으로 클릭하는 등의 경험은 생소해서인지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3D TV가 세간에 주목을 받았으나 시장의 주류가 되지는 못했던 것은 비싼 가격, 턱없이 부족했던 3D 콘텐츠, 3D 안경의 불편함, 눈의 피로와 어지러움 때문이었다. 홀로렌즈도 이러한 과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홀로그램은 시판 제품이 아닌 연구, 개발 목적의 프로토타입 기기라는 점이다. 이제 막 개발자 버전을 통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됐다. 홀로렌즈가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지켜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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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
● 광학
· 시스루 홀로그래픽 렌즈(해상도 2.3M, 홀로그램 밀도 2,500 방사점)
· 2 HD 16:9 광 엔진 및 광점
· 자동 동공 거리 보정

 

● 센서
· 1 IMU(Inertial Measurement Unit, 관성 측정 장비)
· 환경 인식 카메라, 깊이 측정 카메라
· 2.0메가픽셀(사진) 및 HD 비디오 카메라
· 현실 혼합 캡처 도구
· 4개의 마이크, 주변 광센서

 

● 인터페이스
· 공간 사운드 및 시선 추적 도구
· 제스처 입력 도구
· 음성 지원 도구

 

● 입력 / 출력
· 내장 스피커, 3.5mm 오디오 잭
· IEEE 802.11ac

 

● 프로세서
· 인텔 32비트 아톰 X7 프로세서
· 커스텀 마이크로 홀로그래픽 프로세싱 유닛(HPU 1.0)

 

● 전원 | 가동시 최대 2~3시간, 대기시간 2주
● 메모리 | 64GB 플래시 메모리, 2GB 메모리(2GB CPU and 1GB HPU)
● 무게 | 579g
● OS | 윈도우10, 윈도우 스토어
● 가격 | 3,000불

suhyeoni

suhyeon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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