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 홈브릿지, 샤오미 홈킷 그리고 애플 홈킷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은 뜬금없는 얘기라 여겼다. 스위치로 켜고 끄던 전등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스스로 켜지고 꺼진다 한들 그게 뭐가 대수냐 생각했다. 집 근처에 가면 냉난방 기기가 알아서 켜져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게 내게 필요한지도 의문이었다. 그런 내가 요즘 사물인터넷에 빠졌다.

 

사물인터넷과의 만남

호기심에 값싼 샤오미 IoT 센서 몇 개를 들인 게 화근이었다. 최근 그다지 쓰지 않던 시놀로지 NAS에게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도커란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NAS에 오픈소스 홈브릿지(Homebridge)를 설치했다. 홈브릿지는 애플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홈킷(Homekit)’과 지원하지 않는 기기를 연결하는 미들웨어 소프트웨어다. 아이폰의 홈 앱에서 샤오미 센서를 제어하는 데 필요한 게 바로 홈브릿지다.

 

설치는 의외로 쉽지 않았다. 사물인터넷 기기를 플러그인으로 설치 가능한데, 익숙치 않은 JSON 포맷과 알 수 없는 이유들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야 비로소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었다. 애플 홈 앱에서 홈브릿지를 연결한 순간, 애플 홈을 지원하지 않는 값싼 샤오미 홈킷 기기가 하나씩 등록됐다.

 

 

사물인터넷에 빠지다

사물인터넷과 만난 지 며칠 만에 나의 일상은 달라졌다.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울리던 시끄러운 알림 소리 대신 머리맡의 무드등 빛이 날 깨웠다. 알람처럼 기상 시간에 무드등이 켜지도록 설정한 것이다. 늦은 밤, 잠에서 깨면 동작센서가 내 움직임을 읽고 무드등을 켜고 이내 자동으로 꺼진다. 침대에서 일어나 벽의 스위치를 눌러야 하는 귀찮은 일과 작별했다. 무드등 같이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내 방의 기기가 내 몸짓과 내 말에 반응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의도를 읽고 알아서 동작했다.

 

잠들기 전에는 “시리야 잘자!”라고 말하면 TV도, 전등도 모두 꺼진다. 귀가하다 집 근처에만 도착해도 무드등이 방을 밝히고 공기청정기가 실내 공기를 정화한다. 이 모두가 10만 원 남짓의 돈을 사물인터넷에 투자한 덕분이었다.

 

 

그 뒤로 난 주위 사물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작은 불편이라도 놓칠 새라 주위를 살피며 사물인터넷을 적용할 다음 대상을 찾았다. 보일러나 에어콘의 사용 패턴을 학습해 온도를 자동 제어하면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대상은 천장 스위치, 가스누출탐지기, 도어락까지 넓어지며 상상의 나래를 펼졌다. 아직은 센시보(Sensibo)란 에어콘 컨트롤러 외에 더 추가한 것은 없다. 사물인터넷 기기는 아직 대체로 비싸기 때문이다.

 

지금도 난 상상한다.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애플 홈으로 제어하는 것을. 그 탐구는 이제 시작이다.

 

 

왜 사물인터넷인가?

사물인터넷의 필요성에 공감가지 않을 수 있다. 당연한 반응이라고 본다. 그런데도 언론이나 미래 전망 리포트에서는 사물인터넷을 화두로 얘기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드나 영화 속 집들을 떠올려보자. 서양의 주거 환경은 주택, 그것도 손님방을 포함, 방만 여러 개다. 각 층마다, 방마다 수많은 창문과 도어, 전등, 가전 기기가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창문이 열려 있진 않은지, 전등이 꺼져있는지를 확인하는 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수많은 보고서에서, 그리고 언론이 사물인터넷을 화두로 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의 주택 환경은 어떨까? 원룸이나 쓰리 룸이 대부분이다. 국내 주거 환경의 특성상 사물인터넷이 서양처럼 급격히 성장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것이 사물인터넷의 기기가 다양하지 않은, 국내 보급이 더딘 이유일 것이다.

 

사물인터넷 기기, 무엇을 골라야 하나? 

사물인터넷은 기기와 기기, 기기와 사람이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TV, 스피커, 전등, 공기청정기, 에어콘, 보일러 등 수많은 기기가 상호 연결되고 지능적으로 통합 제어되는 것이다. 문제는 ‘통합’이다. 사물인터넷 기기를 묶는 통합 플랫폼으로는 애플의 홈킷, 구글의 브릴로(Brillo), 아마존의 알렉사, 삼성의 스마트싱스 등이 있다. 몇몇 기기는 애플 홈킷만 지원하고, 다른 몇몇은 구글의 브릴로만 지원한다면 사물인터넷 기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제어할 수 없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기기를 선택할 때에는 해당 기기가 어떤 플랫폼을 지원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 한 가지 생각할 것은 홈브릿지 지원 여부다. 공식 지원은 아니더라도 홈브릿지를 통해 이기종 플랫폼을 서로 연결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홈브릿지 호환 기기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홈브릿지는 비동기로 이벤트를 처리할 수 있는 백엔드 소프트웨어 ‘Node.js’에 기반을 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사물인터넷 기기는 플러그인을 통해 설치 가능하며, 플러그인 또한 오픈소스로 제작, 배포되고 있다. 제조사 외에도 사용자 스스로 플러그인을 개발하고 배포하기 때문에 사물인터넷 기기의 공식 스펙상에는 홈브릿지 지원 여부가 표기돼 있지 않을 수 있다.

 

홈브릿지 지원 여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Node.js의 NPM 사이트를 살펴보자. ‘homebridge’로 검색하면 수백 개의 플러그인이 나온다. 플러그인 설치 방법 또한 NPM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w to

① 시놀로지 NAS OS인 DSM에서 패키지 센터를 통해 Docker 앱을 설치한다(NAS가 없는 경우 라즈베리 파이에 홈브릿지를 설치해도 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참고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② 파일스테이션을 열고 docker 폴더를 클릭한다. homebridge란 새 폴더를 만든다.

③ marcoraddatz/homebridge의 설치 방법을 참고해 docker/homebridge 폴더에 config.json과 install.sh 파일을 작성(생성)한다.

 

설치할 애플 홈킷 미지원 기기는 샤오미 스타터 키트(Xiaomi Starter Kit)과 샤오미 미 에어2 공기청정기, 센시보 스카이 에어콘 컨트롤러다. config.json과 install.sh 파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샤오미 스타터 키트는 지그비(Zigbee)란 근거리 저전력 통신으로 기기간 통신을 하며, 게이트웨이 허브(MiJiaPlatform)만 연결하면 관련 센서가 홈브릿지에 등록된다. 설치를 위해서는 게이트웨이 허브의 IP와 토큰이 필요하다. 이 두 정보를 확인하려면 안드로이드 기기가 필요하다. 방법은 이렇다. 중국 간자체로 쓰인 다음 링크를 구글 크롬브라우저에서 번역해 읽고 따라하자.

 

 

 

install.sh

 

 

config.json

 

④ Docker 앱에서 레지스트리를 클릭하고 homebridge를 검색한다. 이중 marcoraddatz/homegridge를 더블 클릭하고 태그로 latest를 선택한 후 선택을 클릭한다.

⑤ 좌측 메뉴에서 이미지를 클릭한다. 가장 최신 버전의 homebridge 이미지가 다운로드될 것이다.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해당 이미지를 더블 클릭한다.

⑥ 컨테이너 설정 창이 열린다. 여기서 고급 설정을 선택한다. 볼륨 탭에서 [폴더 추가]를 클릭하고 앞서 생성한 docker/homebridge를 선택한다. 마운트 경로에는 다음을 입력한다.

 

 

⑦ 다음으로는 네트워크 탭을 클릭하고 [Docker 네트워크와 같은 호스트를 사용한다]를 체크하고 [적용] 버튼을 누른다.

⑧ 고급 설정 창이 닫힐 것이다. 다시 보인 컨테이너 생성 창에서 [다음], [적용]을 클릭해 컨테이너 생성을 마무리하자.

⑨ 그러면 생성된 컨테이너가 실행된다. Docker 앱의 [비디오 형식] 메뉴를 클릭하고 실행 중인 컨테이너를 더블 클릭한다. 탭 중 터미널을 선택한다.

⑩ install.sh의 설정대로 홈브릿지가 자동으로 관련 플러그인을 설치한다. 설치가 완료되면 애플 홈에서 홈브릿지 추가에 필요한 QR 코드와 홈킷 설정 코드가 나타난다. (축하한다) 만약 config나 install에 문제가 있으면 실행 과정에서 에러가 출력되고 컨테이너가 중단된다. JSON 문법에 주의해 config.json 파일을 찬찬히 살펴보고 문제를 수정하자.

 

 

⑪ 홈브릿지가 정상적으로 실행됐다면 아이폰에서 와이파이를 켜고 홈 앱을 실행한다(홈브릿지는 로컬 네트워크에서만 추가 가능하다). 애플 홈 앱에서 [+] 버튼을 클릭하고 [액세서리 추가]를 누른다. QR 코드로 홈브릿지를 연결하자. 만약 인식이 안 될 경우 [코드가 없거나 스캔할 수 없습니까?]를 클릭한다. 근처에 있는 액세서리로 홈브릿지가 검색될 것이다. 이를 선택하고 앞서 보인 홈킷 설정 코드를 입력하자.

⑫ 기기 하나하나가 추가된다. 비로소 모든 설치가 끝났다. 애플 홈 앱에서 추가된 장비를 확인할 수 있다. 각 기기는 클릭하면 온도를 제어하는 등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고, 아이콘을 누르고 있으면 나타난 설정 창에서 기기의 이름, 모드 등을 수정할 수 있다.

 

 

각 기기는 자동화 탭에서 조건에 따라 세부 동작을 정의할 수 있고, 모드 추가를 통해 특정 명령을 설정할 수도 있다. 참고로 자동화 기능과 외부 망에서 애플 홈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홈 허브 역할을 할 기기가 필요하다. 홈 허브로는 애플 TV 4세대 이상, 애플 홈팟, 아이패드 3세대 이상 중 하나를 지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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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yeoni

suhyeoni@gmail.com

2 Comments
  • 박상태

    잘읽었습니다

    07. Jan 2019 at 9:31 오후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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